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오늘 경기의 압권은 후반전 역전골이었다.”
우리는 무언가에서 가장 뛰어나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두고 ‘압권’이라고 말해.
그런데 왜 하필 압권일까?
과거시험 1등과 압권
압권의 유래를 이해하려면 옛날 과거시험부터 봐야 해.
과거시험에도 순위가 있었고, 그중 1등으로 합격한 사람을 장원이라고 불렀어.
장원(壯元)
장할 장(壯) + 으뜸 원(元)
쉽게 말하면 과거시험 수석 합격자라는 뜻이야.
그리고 여기서 나온 말이 우리가 잘 아는 장원급제야.
장원급제(壯元及第)
장원(壯元) + 급제(及第)
급제는 시험에 합격한다는 뜻이니까, 장원급제는 결국
“과거시험에 1등으로 합격했다.”
라는 뜻이지.
그런데 과거시험이 끝나면 수많은 답안지가 남잖아.
그 답안들을 평가한 뒤 가장 뛰어난 답안을 맨 위에 놓으면, 1등의 답안지가 아래의 다른 답안들을 모두 누르는 모양이 돼.

여기서 나온 말이 바로 압권이야.
압권(壓卷)
누를 압(壓) + 책·문서를 뜻하는 권(卷)
말 그대로 하면 ‘문서를 누른다’는 뜻이야.
다른 답안들을 위에서 누를 만큼 뛰어난 최고의 답안.
그래서 압권은 점차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됐어.
조선시대에 처음 생긴 말은 아니다
다만 압권이라는 말이 조선의 과거시험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은 아니야.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쓰였고, 송나라 시대에도 여러 작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글을 압권이라고 표현한 기록이 남아 있어.
이 표현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시험 답안뿐 아니라 영화, 소설, 공연, 스포츠 같은 여러 분야에서 쓰이게 된 거지.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
라고 말하면,
결국 다른 장면들을 눌러버릴 만큼 뛰어난 장면이라는 뜻이야.
다른 것들을 모두 눌러버릴 정도로 뛰어난 것.
그게 바로 압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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