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썰) 어릴 적에 저수지에 빠질 뻔한 썰

by 계단창고 2024. 1. 15.
반응형

 

 

 

때는 1998년 여름, 내가 6살때 일이야.

여름이라 전남 XX 외삼촌네 댁으로 놀러갔었어.
 
수박도 먹고, 닭도먹고, 포도도.. 뭘 처먹기만 했네.
그러다가 사촌형이랑 삼촌이랑 다 같이 저수지에 놀러가기로 했어.
날씨가 굉장히 쨍쨍한 여름날이였어.
 
미리 말하는데, 저수지는 수영금지니까 들어가는 일 없도록 하자.
 
저수지에서 수영해본 사람 많지 않아서 설명해줄게.
우선 물이 고여있는 물이라 미지근해.
 
 
그리고 한발자국 담그면 발목까지 오고
두발자국 담그면 한뼘 더 높아지고
세발자국 담그면 무릎까지 오고
한발 더 나가면 바로 머리까지 잠길정도로 
 

갑자기 깊어져.

 
난 어리니까 당연히 구명조끼를 입고 놀았지.
처음으로 발이 안닿는 곳에서 놀아서 너무 재밌는거야.
 
땅에서 한 1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놀고있다가 
저쪽에 삼촌들을 향해 만세!! 를 하는데
그만 구명조끼가 쑥 빠져버린거야.

 

구명조끼가 나한테 좀 컸었나봐.
 
내가 물에 빠져 가는걸 느끼는데 신기한게 숨이 막히지가 않았어.
등이 바닥을 향해 빠져 가는데 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아름다운거야.
 
막 내 등에 해초같은게 닿아서 간지러운 느낌도 나고.
 
그림으로 표현해보자면
 
 
 
 
 
 
 
 
요런느낌이지.
발그림 죄송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나 이제 죽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구.
 
그때가 겨우 6살이였는데 ㅋㅋㅋㅋㅋ
죽는다고 생각했었엌ㅋㅋㅋㅋ
 
물안경이 있어서 앞을 볼 수 있었는데 
내 앞쪽으로 막내삼촌이 수영해서 다가오는게 보였어.
 
근데 숨이 찼는지 날 앞에 두고 위로 올라가더라고.

 

그렇게 의식이 끊기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였지...

 

막내삼촌이 결국 날 구조해서 살려냈다고 하더라구.
 
뭐..난 그렇게 살았지.
 
그 일이 있고 나서 2년 후에 초등학교 들어가서 또 시골에 놀러갔어.
저수지는 안가고...
그냥 도랑에서 가재나 잡으면서 놀다가
저녁에 되서 모기향 켜놓고 자는데
 
옆에 삼촌방에서
 
"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 으아아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리는거야.
 
외할머니가 삼촌방에 들어가서
"아이고 이놈아, 정신차려, 벌써 2년전 일이잖아 아이고 이놈아 "
하면서 우시는 소리도 같이 들렸어.
 
뭐 가위눌렸다고 하는거 같던데...
 
그냥 이 일도 이렇게 지나가고
12년이 지나 내가 성인이 되고
여름에 큰외삼촌이 우리집에 놀러오셨어.
 
큰외삼촌과 한잔두잔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옛날에 시골가서 놀던 얘기가 나오고
나 물에빠졌던 얘기도 나왔는데
삼촌이 쓴웃음을 짓는거야.
 
그러더니 갑자기 얘기를 시작하시더라구.
 
나 물에 빠진 날,
막내외삼촌이 나 구하려고 수영하면서 오는데
내 아래에
 

여자가 서있더래.

 
하얀옷입고 긴 머리카락이 너풀거리면서
물 속에 꼿꼿히 서있다는거야.
 
 
삼촌은 숨이 막힌 게 아니라 그걸 보고 놀라서 물 밖으로 나갔던거지.
 
근데 나 죽으면 무슨 원망을 들을지 몰라서
어떻게든 날 건져내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는 거야.
 
삼촌이 의식을 차린후에
내 뒤에 귀신을 봤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귀신이 아닌 거 같더라.
 
그래서 마을사람들이랑 같이 가서 찾아봤는데
귀신은 없었데.
 
대신 여자 시체가 있었데.
삼촌이 본거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 시체였던거지.
 
그물을 이용해서 시체를 끌어냈는데
그물에 엉켜있었데, 몸부림을 친거처럼.
아마 사후강직 때문이였겠지.
 
삼촌은 그 기억때문에 여름마다 가위에 눌리고 비명을 지른다더라구.
 
큰외삼촌의 얘기가 끝났는데
갑자기 오한이 들더라구.
 
내 아래에 여자가 있었다면
내가 느꼈던 내 등을 간지럽히는 해초는
 
해초가 아니라
그 여자 머리카락이였나
 
 
 
 
 

 

 

 

 


 

 

 

<출처> - 오늘의 유머

 

나 어렸을때, 저수지에 빠진적이 있거든? 근데...

때는 1998년 여름, 내가 6살때 일이야 여름이라 전남 담양 외삼촌네 댁으로 놀러갔었어. 수박도 먹고, 닭도먹고, 포도도.. 뭘 처먹기만 했네.

m.todayhumor.co.kr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