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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학8

잘 치뤄진 개콘의 장례식, 21년간 고생했다 우리들의 추억이 담긴 개그콘서트의 역사가 21년만에 장례를 치뤘다. 장례식에는 수많은 졸업한 선배들이 몰려나와 마지막을 장식했다. 코로나로 인해 쓸쓸한 관객석엔 연기자들이 자리를 채웠고 공연이라기 보다는 종영식, 어쩌면 정말 장례식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했다. 오랜만에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화가 나지 않았고, 순수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마지막회를 본 것 같아 개운했다. 그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와 크게 싸운 후에 왜 싸웠는 지 후회하는 기분이랄까. 마지막 개콘의 모습은 늘 내 옆을 지켜주었지만 이제는 약하고 병들어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반려견과 같았다. 남은 일생이 고통뿐이라면 안락사를 택한다 해도 틀린 선택은 아닐 것이다. 웃겨야 하는 사람들의 장례식은 웃어야 되는 걸까, 울어야 되는 걸까. 끝내 벅차.. 2020. 6. 27.
개그콘서트는 어떻게 추락했는가 이전에, 개그콘서트가 재미없어진 진짜 이유라는 식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거기에서는 개그맨들의 개그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 이번에는 개그 프로그램의 시스템적인 부분을 말해보려고 한다. 한 때는 평균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개콘이 어떻게 2%까지 가게 되었는가. 우선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황금기 시절의 개콘이나 웃찾사 등을 볼 때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저들은 어떻게 관객들의 개그코드를 잘 파악해서 큰 웃음을 줄 수 있었을까. 천재들인 것일까. 단순히 아이디어를 짜고 노력하면 되는 것일까. 그걸 보고 PD가 선구안으로 무대에 세우는 걸까. 물론 PD에게 검사를 맞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개그맨들과 PD들조차 관객들 앞에.. 2020. 5. 21.
코로나로 인한 명예죽음, 개그콘서트의 사실상 폐지 (2) 다음 코너는 개그맨 안상태가 나오는 이라는 코너다. 안상태가 탐정으로 나오는 데, 생각보다 연기를 잘한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본을 그나마 살린 것이 연기자들의 연기다. 안상태는 예전 의 '안어벙' 캐릭터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그 후에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갑자기 연기쪽으로 눈을 돌려 드라마 쪽에서 모습을 보였다. 조승우를 좋아해서 드라마 '마의'를 챙겨봤었는데, 거기서도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필모를 보니 다른 드라마의 조연으로 많이 출연했다. 또한, 예전에 안상태는 유튜브에 단편 영화를 올린 적이 있다. 조회 수가 100만이 넘고, 나름 호평을 받았다. 아마 그 부분을 착안해서 PD가 안상태에게 이 역할을 맡긴 걸로 보인다. 앞의 다른 코너들이 너무 별로인 탓인지, 이 코너는.. 2020. 5. 20.
코로나로 인한 명예죽음, 개그콘서트의 사실상 폐지 (1) 1999년 방송된 개그콘서트가 21년만에 휴식기에 들어갔다. 말은 휴식기라고 하지만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다. 작년에 1000회를 기점으로 잠시 주목을 받아 변화를 예고했던 기세와 달리, 개그콘서트의 마지막 모습은 처참했다. 그래도 시청률이 5~6%는 나왔던 21년이나 된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안나와 폐지를 한다는 건 기존에 있던 팬들조차 등을 돌렸다는 이야기다. 마지막 시청률은 2.5%였다. 사실 나도 이 글을 쓰기 전에 개그콘서트가 끝났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매번 억지로 챙겨보긴 했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위해 억지로 1046회와 1045회를 챙겨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폐지는 잘한 선택이다. 과거의 명예가 아니었다면 이미 작년에 사라져도 이상하.. 2020. 5. 19.
이진호, 이용진은 재미있고 황제성은 재미없는 이유 최근 아는형님에 내가 좋아하는 개그맨 이용진, 이진호, 황제성이 나왔다. 개그를 워낙 좋아해서 매번 코미디 프로그램을 챙겨보는데 최근에는 개그맨들이 예능에 많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 개그맨들은 웃음에 특화되어 있는 직업인데도 사실 예능에서 활약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최근 몇 년간은 개그와 거리가 먼 요리사, 운동 선수, 아이돌, 배우같이 다른 영역에서 예능으로 많이 넘어왔다. 아마도 그 이유는 미우새, 나 혼자 산다, 삼시세끼 등 많은 관찰예능이 나왔기 때문인데, 관찰예능이 유행하다보니 정작 본업이 개그맨인 사람들이 예능에서 설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나마 겨우 빛을 본 건 양세형과 박나래, 장도연 정도. 개그맨들에게 예능의 벽은 엄격하다. 유명하고 잘생긴 배우나 아이돌들은 예능에서 걸음마만 떼도 우쭈쭈.. 2019. 8. 30.
확 바뀐 '개그콘서트' 살아날 수 있을까? 개그콘서트가 뜬금없이 1000회를 기점으로 쉰 것도 아니고, 1009회를 기점으로 3주간 쉬면서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 변화에 대해서 박형근 PD가 한 말들을 되짚어보면, - 전체적인 코너 개편, 새로운 개그 코너 20~30개 준비 - 레전드 개그맨들의 복귀 - 중간 중간 콩트 형식의 영상 삽입 - 그 동안 거의 없었던 시사 풍자 코미디 코너 개설 - 이태선 밴드 대신 개그 위원회, 관객끼리 카톡오픈 채팅방으로 대체 우선 1010회를 보기 전 박형근 PD에 대한 기사를 보고 뭔 놈의 코너를 이삽심개나 준비했나. 애초에 개콘 자체에서 방송되는 코너가 열 개정도 밖에 안되는데. 레전드 들의 복귀? 돌아와서 옛날 개그를 하겠다고? 그게 재밌겠나. 이태선 밴드를 뺀다? 개그적인 부분이나 보완하지 멀쩡한 이태선.. 2019. 8. 12.
코미디빅리그 '동네 으른들' 또 이진호야? 코미디빅리그가 이번에 3쿼터를 시작하면서 새로 시작한 '동네 으른들'이라는 코너다. 말 그대로 시골 동네 어르신들의 재밌는 부분들을 캐치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어릴 적 시골에 살면서 동네 어르신분들의 대화를 자주 듣곤 했는데, 그 때 생각도 조금 나면서 실실 웃게 만드는 코너다. 시작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팔고있는 이정수와 그의 친구 박영재의 대화로 진행된다. 이정수가 어떤 이유로 슬퍼하며 울고 있으면 박영재가 나와 구박하지만, 슬픈 이유에 먹는 이야기가 포함되면 박영재가 더 크게 울기 시작한다. 대부분 이런 역할은 신인들이 맡기 마련인데, 이 둘은 연차가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웃찾사 시절에 이들을 많이 봤었는데, 그 때는 이들이 주로 메인으로 나왔다. 웃찾사가 없어지고 주로 인기 위주의 베테랑 .. 2019. 8. 11.
'개그콘서트'가 재미없어진 진짜 이유 어린 시절부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좋아하고 즐겨보았다. '개그콘서트'뿐만 아니라 SBS의 '웃찾사', MBC의 '개그야' 등 매주 빠짐없이 보았다. MBC와 SBS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떨어지고 계속 프로그램 이름이 바뀌는 걸 보면서 슬퍼했던 한 사람이다. 가끔은 예전이 그립기도 하다. 언제부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면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걸까. 영화평론가마냥 개그평론가가 된 것처럼 개그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 영화평론가가 되는 거라면, 개그 프로그램을 많이 본 나로썬 개그평론가가 된 것처럼 흉내를 내보고 싶다. 인터넷에 댓글이라는 개념이 생긴 후로부터 우리는 모두 평론가가 되었다. 누군가는 유튜버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기고, 누군가는 웹툰을 보.. 2019.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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