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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20

[어원] 021. '기라성'같은 선배님! 기라성은 뭘까 우리가 선배를 치켜세울 때 흔히 "기라성 같은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는 중국집 같기도 하고, 만리장성처럼 커다란 성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기라성은 대체 뭘까. 기라성은 한자어로 綺羅星. 綺-비단 기, 羅- 늘어놓을, 비단 라, 星-별 성. 한 마디로 비단을 늘어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별을 뜻한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기라'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번쩍인다'를 뜻하는 일본말 '기라(きら)'에서 나온 단어다. 일본말로 키라키라(きらきら) 라고 한다면 한국말로는 반짝반짝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라성이라는 표현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을 의미한다. 기라성같은 수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으니 내 마음이 든든하군요.. 2020. 7. 4.
[어원] 020. '수수께끼'는 왜 수수께끼인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오전에는 커졌다가 오정에는 다시 작아지고, 오후에는 다시 커지다가 밤에는 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 그림자 두 자매가 있다. 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낳는데 이들은 누구인가? - 낮과 밤 아침에는 네 다리가 걷고, 점심에는 두 다리로, 저녁에는 세 다리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 인간 수수께끼는 놀거리가 많이 없던 시절에 유행하는 기발하고 신선한 문제 풀이였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시피 하지만 아직도 누군가는 만들어내고 누군가는 그것을 풀며 즐거워할 것이다. 수수께끼는 특이한 단어이니 만큼 그 어원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설이 있다. '수수'는 황소, 숫소를 뜻한다. '황소들이 겨루는 놀이'를 수소겻기라 불렀으며, 여기서 파생되어 수수께끼가 되었다는 민간어원설과 시시격(猜詩格 - 헤아릴 .. 2020. 7. 3.
[어원] 019. '시치미'를 떼다, '아양'을 떤다 시치미를 뗀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과거에 사냥을 할 때에는 활, 창은 물론 길들인 개, 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매사냥'은 아주 호사스러운 사냥으로 유명했다. 매사냥은 백제시대부터 시작되었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매사냥이 유행할 당시 매가 뒤바뀌거나 누군가 매를 훔쳐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사냥에 쓰이는 매는 특별히 관리가 필요했는데, 이 때 등장한 것이 '시치미'라는 것이다. 시치미는 얇게 깎은 네모 형태를 띄며, 이 곳에 매의 이름, 종류, 나이, 빛깔, 주인 이름 등을 적어 꽁지 부분에 달아놓는다. 지금으로치면 매의 주민등록증인 셈이다. 하지만 시치미를 달아놓아도 훔쳐가는 놈은 있는 법. 매의 소유주가 적힌 시치미를 떼어버리고 마치 자신의 매인 것처럼 꾸며.. 2020. 7. 3.
[어원] 018. '돌팔이'와 '얼간이' 돌아다니고 팔러다녀서 돌팔이? 돌팔이는 어디서 온 말일까 우리는 전문 기술로 벌어먹고 살지만 실력이 형편없는 자를 일컬어 '돌팔이'라 부르고, 현재는 주로 의료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주로 사용한다. 돌팔이라는 단어는 그 어원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장돌뱅이. 장돌뱅이는 장돌림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각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수를 말한다. 즉, 돌아다니면서 무언가를 팔아먹는 이를 일컫는 것이다. 이들은 한 곳에서 정착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상대를 현혹시켜 물건만 팔아먹을 수 있다면 뒤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직종이다. 그로 인해 대부분 제대로 된 물건을 파는 경우는 드물었고, 이런 계열에 잘못 걸리면 말 그대로 돈 낭비고 최악의 경우.. 2020. 7. 2.
[어원] 017. '고래잡이'가 '포경수술'인 이유 남자라면 어릴 적 돈까스를 사준다는 핑계로 병원에 간 경험이 많을 것이다. 본인 또한 그렇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병원에 누워서 공포에 떨며 싸늘한 수술대 위에서 모든 것을 체념했다. 마치 원주민들이 성인이 되면 의례적으로 성인식을 치루는 것처럼, 과거에는 일정 나이가 지나면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왜 엄마들은 포경수술을 하러 데려갈 때 고래잡는다는 표현을 쓰는 것일까. 남자의 성기가 고래와 비슷해서일까. 내꺼는 전혀 고래만큼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데 왜 고래를 잡는다고 하는걸까. 당신이 고래만큼의 포스를 보인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형님으로 모실 수 있다. 한자를 보면 알겠지만 이는 일종의 말장난이라 할 수 있다. 고래잡는 표현을 뜻하는 한자와 표피에 덮혀있는 남자의 성기를 지칭.. 2020. 6. 29.
[어원] 016. 숫기 없는 사람을 왜 '쑥맥'이라 부를까? 우리는 여자 앞에서 제대로 말도 못 붙이는 남자를 보고 '쑥맥'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표현은 주로 남자에게 사용되는 데 소심하거나 어리숙한 행동을 했을 때나 낯을 심하게 가리는 사람을 가리켜 쑥맥이라 부른다. 쑥맥은 어디서부터 사용되어온 말일까? 쑥맥의 바른 표현은 '숙맥'이라는 표현이다. 숙맥에서의 숙은 콩(菽-콩 숙)을 뜻하고 맥은 보리(麥-보리 맥)를 뜻하므로, 숙맥은 콩과 보리를 뜻한다. 하지만 숙맥의 한자 표현을 알았다고 해도 의문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이 단어의 어원을 알기 위해선 좀 더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기원전 573년, 진나라의 대신 난서와 중항언은 임금 여공을 죽이고 주나라에서 나이 14세의 주자를 맞아들여 임금으로 세웠다. 주자가 진나라 대부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사람들이 .. 2020. 6. 26.
[어원] 014. 젠장할, 육시랄, 우라질이란 욕이 탄생한 이유 화가 날 때 자주 쓰는 말들이 있죠. 제기랄, 젠장할, 우라질... 안 좋은 말이지만 신기하게도 입에 잘 감기며, 마음 속에 있는 응어리가 조금 풀리곤 합니다. 이 단어들은 어디서 왔을까요? 조선시대에 죄를 짓게 되면 곤장을 맞게 됩니다. 곤장(棍杖)은 법에 의거한 공식적인 형벌을 뜻하죠. 사극에서 줄에 묶여 엉덩이를 맞는 모습을 한번쯤은 보셨을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난장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어지러운 모습을 가리켜 "난장판이다" 라는 표현을 쓰죠 . 난장(亂場)은 곤장과는 반대로 불법적인 형벌을 뜻합니다. 몸의 아무 부분이나 무차별적으로 매질을 하는 비공식적 형벌이죠. 곤장도 물론 무섭지만, 난장은 상당히 잔인한 불법 고문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젠장은 무엇일까요? 젠장은 제기와 난장을 .. 2020. 6. 8.
[어원] 013. '며느리'가 남자에게 기생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주로 시어머니가 아들의 아내를 부를 때 '며느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는 과거 조선 세종 때부터 찾아볼 수 있다. 소헌왕후의 사후 그녀를 기리기 위해 완성된 '석포상절' 이라는 책에서 '며느리'라는 단어의 형태가 잡힌 것을 알 수 있다. 과거부터 전해져 내려온 며느리라는 단어는 어디서 나온걸까. 중세 국어를 살펴보면 '며늘'이란 단어는 '기생한다'는 뜻을 가진다. '며느리'는 '기생한다'는 뜻을 가진 '며늘'과 '아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따라서 해석해보면, '아들에 딸려 기생하는 존재'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근거는 없는 편이고, 민간 어원설로 떠돌 뿐이다. 여성단체에서 '며느리'라는 단어가 여혐 단어라고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이 있다. 바꾼다면 상관이야 없지만, 이미 단.. 2020. 5. 30.
[어원] 012. 너스레를 떤다고 할 때, 너스레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수다스러운 사람을 보고 '너스레 좀 떨지마' 라고 말한다. '너스레를 떤다' 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수다스럽게 떠벌리는 말이나 짓을 늘어놓다'라고 적혀있는데, 여기서 너스레란 무엇일까? '너스레'란 '흙구덩이나 그릇의 아가리 또는 바닥에 물건이 빠지지 않도록 걸쳐 놓은 막대기'를 뜻한다. 너스레를 떤다는 것은, 이 나뭇가지들을 늘어놓듯이 말을 떠벌린다고 하여 생긴 말이다. 2020. 5. 30.
[어원] 011. '루틴'과 '징크스'의 뜻과 어원 요즘에 KBO 경기가 한창 열리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생중계되면서 한국 KBO에 대한 관심도가 높죠. 그와 관련해 선수들의 빠던 영상이나, 루틴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루틴과 징크스라는 단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루틴과 징크스는 분명하게 갈립니다. 둘다 특정 행동에 대한 결과가 따라오는 데, 징크스의 경우는 '부정'이고 루틴의 경우는 '긍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특정 행동이나 현상 후에 불길한 일이 계속되면 징크스가 되는 것이죠. 이런 징크스는 특히나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나, 무대 위에 올라야 하는 배우 등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징크스를 겪게 되면 이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마음 자세부.. 2020. 5. 27.
[어원] 010.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은 어디서 왔을까. '신의 한 수'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일상 생활이나, 신문 등 널리 쓰이는 말이다. 기가 막히다는 표현을 할 때,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더 좋은 표현이 또 있을까. 표현만 들어보면 조선시대처럼 먼 과거부터 사용되고 써왔을 것 같지만, 우리들이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을 들어보면 바둑에서 왔을 것이라 흔히들 생각하듯이, 이 표현은 바둑에서 나왔다. 하지만, 과거 우리 나라에서 한창 바둑이 유행했을 당시에도 이러한 표현은 찾을 수가 없다. 그럼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처음 나온 건 어디일까. 이 표현은 재밌게도 일본에서 연재한 '히카루의 바둑', 한국에서는 '고스트 바둑왕'으로 유명한 바둑 만화에서 사용되었다. 만화의 내용을 간단히 이.. 2020. 5. 27.
[어원] 009. 대인배는 사실 사전에 없던 단어 우리들은 흔히 속이 좁은 사람을 가리켜 '소인배'라 부르고, 그와 반대되는 넓은 마음을 지닌 자에게 '대인배'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러나 사실 대인배는 한자 풀이상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소인배와 대인배에 쓰이는 '배'는 輩-무리 배 인데, 이것은 흔히 간신배, 불량배, 시정잡배, 소인배 등과 같이 부정적인 무리들을 뜻할 때 사용하는 단어기 때문이죠. 때문에 대인배라는 단어는 사실 어법상 맞지 않는 단어인데,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어디서부터 온걸까요? 재밌게도 이 단어가 대중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만화에서 였습니다. 1998년부터 연재된 김성모 작가의 '럭키짱'이라는 만화였죠. 위 장면이 대인배라는 단어가 처음 나온 장면인데, 김성모 작가는 대인배라는.. 2020.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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