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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정사 삼국지] 삼국지의 킬링파트! 적벽대전을 만든 제갈량의 설전

by 계단창고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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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서 단연 돋보이는 싸움은 무장들의 격렬한 일기토도 있지만, 말로써 상대를 굴복시키는 설전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비보다는 제갈량의 매력에 압도적으로 빠진다. 특히나 그가 오나라로 넘어가 모든 이들을 설득시켜서 조조에게 항복하려고 했던 여론을 잠재우고 적벽대전을 이끌어낸 유명한 설전은 삼국지의 킬링파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적벽대전을 앞두고 벌이는 1차 설전

그 상대는? 장소!

 

 

 

 

유비의 든든한 지원군이던 유표가 죽자, 그 뒤를 이은 유종이 조조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위험에 처한 유비군은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지만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유비군의 참모로 있던 제갈량은 직접 손권이 있는 강동으로 건너가 그의 신하들을 설득하기 위해 설전을 벌인다. 이 설전은 랩배틀 형식의 태그매치로 진행되었고, 제갈량은 손권의 휘하에 있는 참모들을 한 명씩 설득하기 시작한다.

 

 

안의 일은 장소에게 맡기라는 말이 있을만큼 신임받던 오나라의 브레인

 

장소 VS 제갈량

 

 

장소 : 자기 입으로 관중악의에 비한다고 떠들어 대는 것을 들었소. 그런데 생각해보니 당신을 얻기 전의 유현덕은 그나마 여러 곳에 잘 빌붙어 떵떵거리고 살았는데, 당신이 휘하에 들어간 이후로 맞붙는 전투마다 처맞더니 이제는 아예 구석탱이에 찌그러져 있소. 지금도 상황이 어려우니 우리 손을 빌리러 온 것 아니오? 과연 관중과 악의가 주군을 그따구로 섬겼었나 의심되오.

(관중과 악의는 춘추전국시대의 주요 인물)

 

제갈량 : 잘 모르는 모양인데 여남에서 조조에게 패배했을 때는 신야에 병사가 천 명도 남지 않았소. 그런데도 나의 뛰어난 계책인 일명 박망파 화계, 백하수계로 하후돈과 조인을 물리쳤소. 유종이 조조에게 갑자기 항복을 했을 때에도 그들을 공격해서 점령하는 비 인륜적인 행위를 보이지 않았소. 또한 당양에서 수만 명의 백성들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이 아닌 함께 피난을 갔소. 자고로 적은 수가 많은 병력을 당해내지 못하고, 승패는 병가에서 자주 있는 일. 한고제도 항우에게 연이어 패배하였지만, 해하 전투 한 번으로 전세를 바꾸지 않았던가?

(박망파 전투는 만 명도 안되는 병사들로 제갈량이 십만 대군의 하후돈 군과 맞붙은 전투)

 

 

 


 

 

하는 건 내가 전문

모두까기 인형 우번과의 2차 배틀

 

 

의술과 학문에 뛰어난 우번

 

우번 VS 제갈량

 

 

우번 : 조조의 군대가 백만이라는데, 생각이 있는 것인가?

 

제갈량 : 숫자가 많은 들 무엇하겠나. 어차피 원소와 유표에게서 항복한 오합지졸들이오. 거를거 거르고 따질거 따지고 보면 제대로 된 병력은 쥐뿔도 없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소.

 

 

우번 : 자신감이 대단하구먼. 그런데 그렇게 자신 있는 양반이 신야를 넘겨주고 당양에서 대패를 하고 도망쳐왔는가? 조조 군이 두려워서 지금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주제에 말이 많구먼.

 

제갈량 : 병사 수가 조조 군보다 적어서 패했을 뿐이라 하지 않았소! 만 명 밖에 없었다니까! 그런데 지금 이 곳 장강은 어떠한가. 지리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면서 싸울 군대도 충분한데 항복을 하겠다는 것이오? 그대의 머릿속에는 정녕 나라를 팔아먹을 생각밖에 없는 것인가? 어찌 매국노 같은 양반이 우리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우번, 졸지에 매국노행)

 

 

 

 


 

나머지 싹 다 덤벼라.

한놈씩 차례대로 상대해주마.

 

 

 지력 수치가 80이 넘는 보즐

 

보즐 VS 제갈량

 

 

보즐 : 그대는 고작 소진장의를 본받아서 우리 오나라를 전쟁에 참여하게 만들 셈인가?

(소진과 장의는 춘추전국시대의 인물, 이 두 사람으로 인해 전쟁이 시작되었다)

 

제갈량 : 소진과 장의는 언변만 좋은 게 아니라 실제로 여러 성을 탈환했던 당대의 명재상이다. 그런데 당신네들은 싸움도 안 하고 숨으려 하지 않소. 당신이 소진과 장의를 비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조조빠 설종

 

설종 VS 제갈량

 

 

설종 : 그대는 조조사마를 어떤 사람으로 보시는가?

 

제갈량 : 말할 것도 없이 한나라의 역적 놈이다.

 

설종 : 어허! 조조란 누구인가. 조조는 이미 한나라의 삼분의 이를 차지한 위대한 장수다. 이것은 조조가 한나라를 배반한 게 아니라 하늘의 순리가 조조를 따르는 것이다. 모든 우주의 기운이 조조사마를 따르는데 어찌 하늘의 뜻을 거슬러 조조를 공격한단 말인가. 그러다 우리가 다 망하면 책임이라도 질 텐가.

 

제갈량 : 말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패륜아가 분명하구나. 조조는 할아버지 때부터 한실의 은혜를 입었다. 그런 주제에 난세를 틈타 세상을 훔치려 들고 있다. 만약 이것이 네가 말하는 순리라면 너도 주군이 쇠퇴할 때 조조처럼 주군을 얕잡아보겠다는 말인가? 부모도 주군도 몰라보는 그런 패륜의 논리를 펼치려거든 더 이상 입도 뻥끗하지 마라. 손권에게 말하는 수가 있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육적

 

육적 VS 제갈량

 

 

육적 : 여기 맛있는 귤을 훔쳐 왔다네. 하나 드셔 보시게.

 

제갈량 : 닥치고 본론으로 들어가 주겠나.

 

육적 : 어험, 그렇다면 우리 출생의 비밀로 한번 들어가 보세. 조조는 현재 한의 승상이고 그 조상으로는 한의 건국공신이었던 조참과 하후영이 있다네. 그런데 그대가 따르고 있는 주군인 유현덕은 스스로 황손이라고는 하지만 확실하지도 않으며 기껏해야 돗자리나 짜던 촌부였는데, 어찌 상대가 될 수 있겠나? 아무리 생각해도 급이라는 게 있는 것인데 유비는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제갈량 : 천자께서 우리 주공을 만났을 때 여러 기록을 대조하며 황실의 후예임을 밝힌 바가 있소. 또한 천자뿐만 아니라 온 우주의 기운이 우리 주공을 황숙이라 부르고 있단 말이오. 그리고 그대는 유방이 말단 벼슬을 지냈을 뿐이지만 결국엔 항우를 제압하고 한 황실을 세웠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오? 지금 출신을 들먹거린다는 것은 한 황실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 대체 출신이나 관직 따위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부모한테 귤을 가져다 줄 정도로 효심이 깊다면서 주군을 모시는 충성심은 대체 어디다 팔아버리고 항복을 권한다는 것인가!

 

 

 

낄끼빠빠의 대명사, 엄준

 

엄준 VS 제갈량

 

 

엄준 : 듣자하니 당신의 말들은 궤변에 불과하오. 대체 어떤 경전을 읽었는지 수준 좀 알 수 있겠나? 이 작업은 내가 꼰대라서가 아니라 그대의 기본 소양을 알기 위함이니 오해하지 마시게.

 

제갈량 : 지금까지 대체 무엇을 들은 것이오. 출신이고 관직이고 상관없다 하였거늘, 내가 읽은 경전 따위가 뭣이 중한가? 예전에 강태공이 어떤 경전을 읽었다고 들은 것이 있는가? 선비 중에서도 쓸모있는 놈과 쓸모없는 선비가 있는 법이오. 그 중에서 쓸모없는 선비들은 꼭 문장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들었소. 난 그렇게 쓸데없이 책이나 읽고 허송세월을 보내진 않았다네.

 

 

 

얜 누군데? 정병

 

정병 VS 제갈량

 

 

정병 : 그대는 뻗댈 줄만 알지, 읽은 책도 말 못하는 걸 보니 배운게 없어 보이는구려. 세상 사람들이 그대를 욕하진 않을까 걱정되오.

 

제갈량 : 아까 두 가지 선비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도 두 가지 선비를 말해야 할 것 같소. 아무리 선비라 할지라도 선비에도 군자가 있고 소인배가 있는 법. 양웅은 당대가 알아주는 대학자였지만 왕망을 도왔다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고 더러운 이름만이 후대에 기록되었소. 배운 놈들 수준이 이러한데 어찌 학문만을 배운다고 쓸모가 있단 말인가? 어차피 너는 이 설전 이후로 존재감도 없지 않는가? 지력 70도 안되는 사람이 학문을 논한다니 어이가 없구만.

(양웅은 대학자로 왕망과 결탁하였으나 결국 몰락하고 뛰어내려 자살시도한 적이 있음)

 

 

베일에 싸여진 오나라의 히든카드 (왼쪽: 장온, 오른쪽: 낙통)

 

장온 : 어허, 우리가 나설 차례인가?

 

낙통 : 허허, 제갈량 네 이놈! 내가 혼쭐을...

 

 

 

고육지책의 대명사, 황개

 

황개 : 그만들 닥쳐주시오. 적을 물리칠 생각은 하지 않고 입만 살아서 떠들어대는 꼴을 보니 다 죽여버리고 싶은 심경이오. 앞으로 한마디만 더 떠들면 모두 목을 베어버리겠소.

 

 

 

 

장온, 낙통 : .............. (그래도 이 장면 때문에 삼국지 게임에 등장한다)

 

 

 

 


 

잔챙이들은 해치웠다.

최종보스와 숨막히는 눈치싸움.

 

 

설전에서 승리해 흡족한 제갈량

 

이제 모든 오나라의 모사들을 해치웠다. 남은 것은 오나라의 제갈량이라 불리우는 주유. 어릴 적부터 명문가에서 태어난 주유는 외모도 잘생겼으며 음악에 대한 재능도 뛰어났고, 무엇보다 지력 수치가 높았다. 손책이 죽으면서 유언으로 남긴 "안의 일은 장소에게 묻고, 밖의 일은 주유에게 말하라."는 말을 통해 주유의 입지가 더욱 높아졌다. 이런 주유만 설득시킨다면 오나라가 항복하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

 

 

 

오나라의 양대산맥 (왼쪽: 주유, 오른쪽: 노숙)

 

노숙은 참모들의 설전 관문을 돌파한 제갈량을 데리고 주유와 첫 만남을 성사시켰다. 이렇게 모인 노숙, 주유, 제갈량은 당대의 브레인인 만큼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설전으로 돌입했다.

 

노숙, 주유 VS 제갈량

 

노숙 : 조조군이 쳐들어왔는데, 어떻게 하실 작정이오? 오나라의 최고 사령관인 주유공께서 말해주시오.

(은근슬쩍 주유를 치켜세우며)

 

주유 : 내가 아무리 동오 최고의 사령관이자 실력자라고 한 들, 생각하면 할수록 항복을 해야 할 것 같소. 군사를 잃기도 아깝고 괜히 공격하자 했다가 지면 내가 독박 쓸 것이 뻔하지 않소? 

(제갈량을 떠볼 속셈으로)

 

노숙 : 아니, 그게 무슨! 당신의 그 위대한 지략을 여기서 썩히질 작정이오? 이보게 제갈량, 보고만 있지 말고 무슨 말이라도 해보게.

(좋은 생각있으면 말해봐)

 

제갈량 : 듣고 보니 맞는 말 같소. 항복하면 군사도 살고 백성도 살고 당신 또한 목숨을 건지는 데 당연한 것 아닌가.

(주유를 옹호하는 척 쫄보라고 무시하는 제갈량)

 

주유 : ... (어쭈?)

 

노숙 : 아니, 그럼 우리 주군이 조조에게 무릎을 꿇는 굴욕을 당하라는 말인가? 

(지들이 항복하자 해놓고 옹호해주니 진짜 화났음)

 

제갈량 : 흠.. 사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네. 조조가 색을 밝힌다는 말은 들어보았거라 생각하오. 그런 조조가 오나라에서 꼭 안고싶어 하는 여인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그 미녀를 조조에게 뇌물로 가져다 바친다면 우리는 항복하지 않고도 이 땅을 지킬 수가 있다네.

(미끼를 던지는 제갈량)

 

노숙 : 그것이 누구란 말인가? 동오에 그런 미녀가 있다니?

(침을 삼키며)

 

제갈량 : 그것은 바로 소교대교일세. 그 미녀 둘을 뇌물로 바친다면 우리는 살 수 있네.

(이때다 싶어 낚아채는 제갈량)

 

주유 : 동작그만!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나보고 믿으라는 것이냐? 증거 있어?

(눈 뒤집힌 주유)

 

제갈량 : 왜 이렇게 흥분을 하는가? 조조는 두 여인을 떠올리며 시까지 지었다네. "쌍교를 동남에서 데려와 아침저녁으로 함께 덩기덕쿵덕 즐기고 싶구나" 이것이 조조가 지은 시 내용이네. 그런데 왜 이렇게 흥분을 하는겐가?

(조조가 만든 시를 새롭게 개사한 제갈량)

 

주유 : 당신이 말하는 그 소교, 대교가 바로 아내랑 형수일세! 

(소교는 주유의 아내, 대교는 손책의 아내)

 

제갈량 : 그렇다면 잘 된 일..  에구구! 그건 몰랐구만! 내가 큰 죄를 지었다네.

(대물을 낚은 제갈량)

 

주유 : 빌어먹을 조조 놈! 우리에게 항복따윈 없다! 결코 전쟁! 전쟁!

 

 


 

 

 

26분 50초 쯤부터

 

 

 

제갈량의 설전이 정사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장소를 필두로 한 항복파가 있었고, 연의처럼 제갈량에 맞서 설전을 했을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이 내용은 삼국지를 만든 침착맨을 토대로 나관중의 삼국지를 보충하여 만든 내용들이다. 침착맨의 삼국지로 들으면 이해하기가 쉽고 재밌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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