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웃기고 괴팍한 개그맨 인줄 알았던 장동민.
그의 평가는 2014년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 출연후에 완전히 이미지가 바뀌게 됩니다.
<더 지니어스> 시즌3, 시즌4의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죠.
당시 프로그램 특성상 매 시즌 쟁쟁한 학력의 참가자들과 예능답게 분위기를 만들어줄
연예인들이 1~2명정도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장동민도 출연 전에는 단순히 분위기메이커로의 역할로 초대되었죠.
하지만 출연 이후, 시청자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면서
머리쓸 필요없이 장동민과 팀을 하면 이긴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그의 입지는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그는 우승 후에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개그맨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단순히 자신이 머리가 좋은것이 아닌 개그맨들이 머리가 좋다'
라고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바도 있습니다.
그런 그가 과거 <개그콘서트>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군기반장이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제목에도 적었다시피 장동민은 개그맨 똥군기를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그는 과거 군기가 쎘던 시절 어떻게 대처했던 것일까요?
그는 KBS 19기 개그맨으로 데뷔합니다.
<옹달샘>으로 유명한 유상무, 유세윤과 함께 말이죠.
그 시절은 지금과 달리 개그콘서트의 황금기 시절입니다.
모두가 일요일이 되면 다함께 개그콘서트를 시청하며 주말을 마무리하곤 했죠.
그 위상과 맞물려 개그콘서트는 3사 방송국중에 개그맨들의 군기가 가장 심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이라고는 해도 정도가 심했답니다.
그렇게 1년을 버텨내고 후배들인 20기 개그맨들이 들어왔습니다.
선배들은 평소 과격하고 성격더러워 보이는 장동민에게 군기반장을 시켰습니다.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장동민의 성격이 그렇게 보였으니
적합하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20기가 들어오고 장동민 보다 한 기수 위인 18기 개그맨들은
장동민에게 똑바로 군기를 잡으라고 시켰답니다.
동기인 유상무의 말로는 거의 1주일에 2~3번은 집합해서
기합받고 맞던 시절이라고 합니다.
집합하고 있으면 2시간은 넘어서 선배들이 도착하는데,
그 때부터 맞고 욕먹고 별 것 아닌 이유로 크게 혼났다고 합니다.
18기 개그맨들은 장동민에게 마찬가지로 이 똥군기를 대물림하려고 했죠.
20기들을 집합시켜 장동민이 직접 군기 잡기를 원한 모양입니다.
보통 집합하면 최소 몇 시간은 그 자리에서 군기를 잡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동민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는 후배들을 불러모아 놓고 그저 짧게 말할 뿐이었습니다.
선배들이 화난 이유를 말하며
"이러 이런거 조심해라."
라고 짧게 말한 후
"어디가지 말고 여기서 아이디어 회의해라.
그리고 1~2시간쯤 지나면 나가서 선배들에게 군기교육 받았다고 말해라."
라고 했답니다.
장동민은 이런 군기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고,
이럴 시간동안 후배들에게 개그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죠.
이 이야기는 후배들 사이에서 굉장히 널리 퍼진 유명한 일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퍼지고 퍼지다 보니
후배 중 한 명이 술자리에서 실수를 하고 맙니다.
"선배님, 장동민 선배는 항상 집합시키면 혼내지도 않고 아이디어 짜라고 하던데요?"
이 이야기를 들은 선배 개그맨들은 화가 나게 됩니다.
화가 난 선배들은
장동민과 그 후배 개그맨들을 모두 집합시킵니다.
그리곤 후배 개그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장동민을 때렸다고 합니다.
길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맞았는지 대강 예상은 됩니다.
장동민에게 쪽팔림을 주고 화나게 하려는 속셈이였죠.
"억울하지? 이 기분 그대로 쟤네들한테도 똑같이 해라."
선배들이 나간 후에 후배들은 공포에 떨었다고 합니다.
후배 개그맨의 말 실수로 이 일이 알려졌고,
평소 한 성격하던 장동민이 저렇게 맞았으니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겠죠.
지금 장동민이 당한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오겠구나 싶었답니다.
"지금 내가 맞은 것 이상으로 맞았다고 해라.
안 그러면 내가 나중에 더 맞으니까."
화가 난 줄 알았던 장동민은 의외의 말을 꺼냅니다.
"이 시간에 빨리 아이디어 짜.
그리고 빨리 성공해서 돈 벌어."
장동민은 이전과 똑같이 후배들을 대했습니다.
후배라고 만만히 대한게 아니라 사람으로 대해준거죠.
유상무의 말로는
20기 여자 개그맨들이 전부 장동민을 좋아할 정도로
후배들이 좋아하고 잘 따랐다고 합니다.
그 후로도 장동민은 본인이 군기반장을 자처하며
동기들은 제외하고 본인이 직접 후배들 교육시킬테니
맡겨달라고 했답니다.
당시 시대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깨어있는 생각을 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에서 부조리를 없애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떠올린다면 말이죠.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군기에 대해
본인이 직접 나서서 후배들에게 되물림하지 않는 모습에
또 달라보이네요.
괴팍한 아저씨가
머리가 좀 좋구나 싶었는데,
나름 따뜻한 마음과 생각을 가졌구나 싶습니다.
역시 사람은 겉으로만 봐선 모르는 거겠죠.
'유명인 일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합리함에 맞서 싸운 바둑기사, 이세돌 (0) | 2020.05.20 |
---|---|
'자폐아 포즈 취해주세요' 란 말에 화낸 배우, 조승우 (0) | 2020.05.19 |
무명 감독의 출연 요청을 한 번에 수락한 유명배우, 봉준호 (0) | 2020.05.15 |
옷이 중요해? 영화가 중요하지! 타짜의 김혜수 (0) | 2020.05.15 |
처음 본 사람에게 베푼 천만원의 선행, 폴 워커 (0) | 2020.05.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