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관련 이슈가 많이 잦아 들었지만, 아직도 뜨거운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중 '아주머니'라는 단어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혹시 예전에 이런 글을 보신 적이 있나요? '아주머니'는 '아기 주머니', '아주머니', '아줌마' 이런 형태로 변했다는 것인데요.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요?
정답은 맞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민간 어원설에 의하면 '아저씨'는 아기의 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아주머니'는 기혼 여성이 아기의 주머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아가씨'조차 미혼이지만 아기의 씨를 받을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거죠.
그렇지만 어원 사전을 찾아보면 상황은 다릅니다.
아주머니의 경우 앚+어미의 조합인 것인데요. 여기서 '앚'은 '작은'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경우는 '작은 어머니, 작은 아버지' 정도로 해석되는 것이죠.
예전에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를 때, 어미와 아비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타인을 부를 때는 적당한 말이 없었다고 하죠. 요즘에는 족보와 상관없이 '이모' 또는 '삼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하는데, 이 역시 친분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고 완전한 타인을 부를 때 필요한 호칭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머니 때의 비슷한 나이의 여성을 부를 때, 앚어미라 표현했습니다. '앚'이라는 단어가 발음이 어렵기 때문에 모음과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지매, 아자미, 아주마이등 읽기 쉽게 발음하다 보니 여러 표현들이 나왔습니다. 또, 어머니, 할머니에 붙은 '머니'는 여성을 뜻하는 말이므로 주머니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아저씨의 경우 아비를 뜻하는 '압'과 높임을 나타내는 '씨'에서 '압' 대신에 '저'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저'는 儲-버금 저로 으뜸의 바로 아래라는 뜻으로 아비보다 한 단계 낮은 호칭을 뜻합니다. 이런 다양한 호칭을 거친 후에 많은 이들이 쓰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되었고 친근하게 부를 때는 아줌마, 아재 등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라는 단어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15세기 쯤에는 '아기씨'라는 말을 사용했는데요. 사극을 보면 아시겠지만 '아기씨'는 높은 지위의 있는 사람의 딸을 뜻합니다. 하인들이 아기씨, 아기씨 하시던걸 들어보셨을 거에요. 이 단어가 조선시대가 끝나고 현대로 오면서 '아가씨'로 바뀌게 되었고 시집갈 나이의 여자를 가리키는 표현이 되었죠. 어림을 나타내는 아가와 높임을 뜻하는 씨가 합쳐진 재밌는 단어입니다.
이러한 표현들 '아줌마', '아가씨', '아저씨'는 최근에 그 존대의 의미가 사라지고 사회적으로 안 좋게 불리는 경우들이 종종 생기다 보니 마치 폄하처럼 들리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감'이나 '양반'같은 단어들로 후에 점점 안 좋게 불리는 것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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