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
영화로도 나올 정도로 일상 생활이나, 신문 등 널리 쓰이는 말이다. 기가 막히다는 표현을 할 때,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더 좋은 표현이 또 있을까. 표현만 들어보면 조선시대처럼 먼 과거부터 사용되고 써왔을 것 같지만, 우리들이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을 들어보면 바둑에서 왔을 것이라 흔히들 생각하듯이, 이 표현은 바둑에서 나왔다. 하지만, 과거 우리 나라에서 한창 바둑이 유행했을 당시에도 이러한 표현은 찾을 수가 없다. 그럼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처음 나온 건 어디일까.
이 표현은 재밌게도 일본에서 연재한 '히카루의 바둑', 한국에서는 '고스트 바둑왕'으로 유명한 바둑 만화에서 사용되었다. 만화의 내용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주인공의 몸에 바둑을 잘 두는 귀신이 붙어 주인공이 바둑을 두며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이 만화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쓰고 있는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나온다.
물론 이 만화와 상관없이 원래부터 쓰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만화가 나오기 전에 이렇듯 대중적으로 쓰였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주로 쓰이던 말은 '이적의 수'라는 표현이 있다. '耳赤-이적'은 말 그대로 상대의 귀가 붉어질 만큼 충격과 부끄러움을 주는 결정적인 수를 뜻한다.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고 단어의 뜻은 '선견지명'과 같은 의미로 바뀌게 된다. 기묘한 묘책 또는 미래를 예측한 일이 딱 떨어질 때 사용하게 된다. 이 표현은 만화를 거쳐 인터넷 상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지만, 중장년층들이 즐겨하는 바둑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거부감없이 어른 아이 모두 빠른 속도로 흡수되었다.
보통 이러한 신조어라 볼 수 있는 단어는 주로 젊은 층에서만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이 표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언론이었다. 바둑에서는 '신의 한 수'와 같은 표현들이 많은 탓인지 이 표현이 원래부터 사용된 것처럼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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