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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어원] 007. 도루묵이 도루묵이 된 사연

by 계단창고 2020.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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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다보니 총각김치부터 도루묵까지 제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의 글을 남기게 되네요. 

 

도루묵이 도루묵으로 불리게 된 사연은 굉장히 유명하기 때문에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14대 왕이었던 선조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함경도로 피난 갈 당시 먹을 만한 것이 마땅치 않았는데, 한 어부가 '목어' 혹은 '묵어'라 불리는 생선을 선조에게 주었더니 이를 매우 맛있게 먹은 뒤 '은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다시 돌아온 선조는 피난 시절 먹었던 목어를 잊지 못해 다시 먹게 되었는데, 그 맛이 피난 시절 먹던 맛에 비해 너무 형편이 없었습니다.  맛이 실망한 임금은 이 생선의 이름을 은어에서 도로 묵으로 돌려놓으라 해서, 사람들이 도루묵으로 부르게 된 것이죠.

 

이 일화를 두고 후에 '말짱 도루묵'이라는 표현이 생기게 됩니다. 조선 시대 실학자중 한 명이 관직에 올랐다가 삭탈관직당한 이를 놓고 '도루묵'이라 비유한 것이죠. 그 후, 이 표현은 이미 헛된 일을 표현할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태조

 

그러나 이 이야기는 선조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시되었습니다. 선조의 직위 전, 중종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에 이미 도루묵이 목어가 아닌 은어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죠. 이미 조선 전기에 도루묵을 은어라 불렀다고 한다면, 선조와 인조가 묵어를 은어로 개명했다는 말은 논리적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말은 조선의 1대왕인 태조 이성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태조는 1398년 정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함흥으로 갔다가 1401년 한성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는 기록이 있었죠. 또한, 함흥 쪽은 도루묵이 많이 나는 지역이었고 유일하게 함경도안에서만 도루묵을 은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러한 근거를 들어 도루묵에 관련된 일화는 선조가 아닌 태조로 보는 게 맞다는 것이죠.

 

무엇이 되었든 이 이야기는 고증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내용이 핵심인 것이기 때문에, 크게 중요해 보이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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