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어본 자라면 유비, 관우, 장비가 맺은 도원결의에 대해 한번 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桃-복숭아 도, 園-동산 원, 結-맺을 결, 義-옳을 의, 복숭아 밭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다. 이 사자성어는 전해지면서 의견을 모으거나 힘을 합칠 때를 뜻하는 일종의 관용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정사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그들이 도원결의를 맺은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국지는 실제 역사가 아닌, 삼국지연의라는 나관중이 집필한 소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사에도 쓰여있듯이 그들이 형제나 다름없이 지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촉서 관우전
- 유비가 평원상이 되자 관우와 장비를 별부사마로 삼고 부곡을 나누어 통솔하게 했다. 선주는 두 사람과 함께 잠자며 같은 침상을 썼고 은혜가 형제와 같았다.
- 나(관우)는 조조께서 후히 대우 해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유장군의 두터운 은혜를 입엇고 함께 죽기로 맹세 했으니 이를 저버릴 수는 없소.
촉서 장비전
- 장비는 자가 익덕이고 탁군 사람이다. 젊어서부터 관우와 함께 선주를 섬겼는데, 관우가 몇 년 연장이어서 장비는 그를 형으로 섬겼다.
위서 유엽전
- 관우와 유비는 도의상으로는 군신 관계지만, 은혜는 마치 부자의 관계입니다.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만들며 참고한 것이 삼국지평화다. 삼국지평화는 당시에 삼국지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만담가들의 화본이었다. 나관중은 이를 토대로 내용들을 가다듬어 한 편의 소설을 만들어낸 것이다.
도원결의는 정사에 나온 내용을 봤을 때, 삼형제가 극히 두텁고 친했다는 점과 당시에는 친한 사람들끼리 의형제를 맺는 풍습이 흔했던 것으로 봐서 충분히 가능성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역시나 도원결의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이며, 이는 작가적 상상력을 보태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는 삼형제의 나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삼형제 중 맏형은 유비이고, 그 다음은 관우, 막내는 장비로 알고 있다. 유비는 161년생, 관우는 162년생, 장비는 165년생으로 도원결의를 맺을 당시의 나이를 계산해보면 유비는 24세, 관우는 23세, 장비는 20세이다. 때문에 나이순으로 유비, 관우, 장비순으로 서열이 매겨졌다.
하지만 관우에 나이의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관우의 나이가 160년생, 혹은 162년생으로 추측되는데 단지 나관중은 민간설화의 162년 관우 출생설을 채택하여 극적 흐름에 문제가 없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유비보다 1살이 맞은 160년생이라는 의견도 많은 편이다. 이 주장에서는 관우가 유비보다 한 살이 많지만, 관우가 스스로 큰 형이 되는 것을 사양하고, 인덕의 그릇이 큰 유비에게 큰 형 자리를 양보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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