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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미드 설국열차] 1-2화 리뷰 / 생각보다 괜찮은 출발

by 계단창고 202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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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넷플릭스에서 리메이크 되었다. 1,2화를 보고 왔는데 영화와는 달랐지만, 상당히 재밌었다. 별다른 기대없이 본 탓이 커서였을까, 잔잔하게 흘러가는 분위기가 좋았다. 처음 보기 전까지는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되었다. 아는 배우도 거의 없다 시피 하고, 이러한 세계관을 이미 봉준호를 통해 열심히 봤는데 또 몰입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1~2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다행히 이 드라마는 영화와는 달랐다.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영화보다는 이전 시기의 모습인 듯 하다. 꼬리칸과 일등칸, 계급 체계, 혁명 등은 흡사하다 볼 수 있지만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식으로 그려진다. 이야기의 전개는 다음과 같다.

 

남자 주인공 '레이턴'은 위의 흑인배우가 맡았는데, 드라마에서 형사로 등장한다. 기차 안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기차 안 3,000명의 승객 중 유일한 강력계 형사 출신이기 때문에, 꼬리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차의 주인 '윌포드'의 지시에 따라 수사를 맡게 된다. 그는 꼬리칸에서 혁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호출 당하는 바람에 할 수가 없었고 대신에 수사를 도우며 앞 칸들에 대한 정보를 하나 둘씩 얻어간다. 1화의 마지막을 보면 놀랍게도 여주인공인 기차 안내원처럼 보이는 저 여자가 바로 '윌포드'라는 사실이 나온다. 운전석에 있는 남자들과 시청자만 그녀가 윌포드란 사실을 알고 있고, 다른 모든 승객들은 그녀가 윌포드라는 사실을 모른다. 2화에서는 주인공 레이턴이 살해과정을 수사하면서, 토막살해 당한 남성이 윌포드의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주인공과 기싸움을 하다 이야기가 끝이 난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틸다 스윈튼의 역할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였다. 영화에선 비중도 꽤 있고, 임팩트도 강했는데 드라마에서 너무 튀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리 큰 임팩트를 주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영화 '설국열차'를 떠올리면 틸다 스윈튼의 역할은 여주인공 '멜라니'와 '루스'라는 두 명으로 나눠짐과 동시에 합쳐졌다.

 

꼬리칸에 지시를 내리는 '루스'라는 캐릭터와, 승무원이지만 사실은 기차의 주인인 '멜라니'로 나눠진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하고 싶다. 영화에서는 혁명을 주제로 삼기 때문에, 앞 칸의 대변인이라고 볼 수 있는 틸다 스윈튼에게 큰 임팩트를 주기 위해 비주얼적인 부분과 비열한 이미지를 실어줬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그저 앞 칸과 꼬리칸의 연결고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지나치게 튈 필요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주인공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1화를 보면 '멜라니'가 '윌포드'일 것이라는 예상은 들게 되지만, 그걸 막상 보여주니 조금 허탈해진다. 적어도 절대자에 대한 신비감은 남겨두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물론 아직 7년도 되지 않은 이 기차가 이렇게 열심히 굴러간다는 것이, 멜라니가 하루 3시간밖에 자지 않으면서 노력한 것을 어필해서 기차의 설들력을 높여주려고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1인자 치고는 너무 불쌍하다고 해야될까? 기차 안의 최고 권력을 쥐었는데, 쉴틈없이 일만하는 모습은 내 기준에서 별로 부럽지도 않다. 직접 발로 뛰며 1등칸의 고객들의 무시도 받는 모습이 좀 보기 싫달까.

 

어쨌든 기차 내부 사정을 완벽히 파악하려 하고, 두뇌가 아주 뛰어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보인다는 것은 충분히 어필되었다. 그리고 멜라니는 '윌포드'를 대변하며 주변인들을 설득시키거나 명령하곤 하는데, 자기가 만든 이 시스템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종교처럼 자리잡은 캐릭터다. 혁명을 꿈꾸는 남주인공 데미안과 대비되면서, 과연 누가 누구를 먼저 설득시킬 지는 충분히 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보다 먼저 공개된 북미에서는 평가가 10점 만점에 5~6점 정도로 별로 좋지 않다. 우리 나라의 평가도 비슷할거라고 보인다. 아마 대부분은 영화 '설국열차'를 떠올리며 보게 되었을텐데, 이 드라마의 분위기는 미스터리, 스릴러 정도의 느낌만 풍기고 있다. 이 드라마가 10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아직 더 남아있다. 하지만 1화에서 '윌포드'를 밝혔다는 것은 내 예감상, 다음 이야기의 전개가 혁명이 아닌 수사에만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혁명은 그야말로 시즌이 바뀔때만 진행되는 스토리일뿐, 기본적인 내용은 수사물의 형식일 것으로 예상한다.

 

1~2화는 여주인공 멜라니가 하필 남주인공 데미안을 부른 이유가 충분히 납득할만하게 설명되었다. 이제 설명은 충분하니 3화부터는 조금 빠르게 전개되었으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갑자기 노래가 나오거나, 주인공이 회상에 잠기는 장면은 자꾸만 빨리감기에 손이 가게 된다.

 

 

 

 

아는 배우가 없었지만, 보는데 거부감은 없었다.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또한 추리극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보게 된다면 어쩔 수 없는 다음 편이 기다려질 수 밖에 없는 드라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꼬리칸의 모습과 3등칸의 모습만 비춰지고 있는데, 2등칸과 1등칸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보원은 왜 두었는 지, 대체 정보원을 죽인 사람은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 지 빨리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점수를 매겨보자면 10점 만점에 8점이다. 영화 '설국열차'를 기대하며 본다면 실망할 것이고, 그냥 새로운 미드가 나왔다는 마음으로 본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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